어린왕자는 그 꽃에게 호감이 있으면서도 한편으로 의심하기 시작했다.
어린왕자는 꽃이 내뱉은 의미없는 말조차도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그 말들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

 

하루는 어린 왕자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그 때 그 꽃이 하는 말을 귀담아듣는게 아니었다.
꽃의 말은 절대로 들으면 안 돼.
바라보며 향기만 맡아야 해. 내 별도 꽃의 향기로 가득했지만.
나는 그걸 즐길 수가 없었어.
나를 그토록 성가시게 했던 발톱 이야기도 측은한 마음으로 듣고 이해해 주었어야 했는데..."

그는 계속 말을 했다.

"나는 그 때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어!
꽃의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고 판단했어야 했어.
내게 향기를 전해주고 즐거움을 주었는데....,
그 꽃을 떠나지 말았어야 했어!
그 허영심 뒤에 가려진 따뜻한 마음을 보았어야했는데..
아, 꽃이란 얼마나 모순된 존재인지...
그 때 난 꽃을 제대로 사랑하기에는 아직 어렸던 거야."


"나는 네가 좋아!" 꽃이 말했다.
"그런데 너는 그 사실을 몰랐지. 그건 내 탓이야.
그렇지만 너도 나와 마찬가지로 바보였어.
하지만 이젠 그건 아무래도 좋아. 부디 행복해...
그 유리덮개는 내려봐. 이젠 필요없어."

 

"그래도 벌레들이.."
"나비를 만나려면 벌레 두세마리쯤이야 견뎌야지 뭐.
나비는 뭐 예쁘다며? 나비 말고 또 누가 나를 찾아주겠어?
너는 이제 곧 떠날테고. 짐승들은 걱정 안해.
나도 내 발톱이 있거든."
그러면서 꽃은 천진난만하게도 가시 네 개를 보여 주었다.
그리고는 말을 이었다.
"그렇게 우물쭈물하고 있지마. 신경질 나. 떠나려면 빨리 떠나."

꽃은 자기가 우는 모습을 어린 왕자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만큼 자존심이 강한 꽃이었다.

 

 

"그렇다면 네 자신을 심판하거라. 그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니라. 다른 사람을 심판하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심판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만약 네가 자신을 잘 심팜할 수 있다면 그건 네가 진정으로 지혜로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왕이나 허영심 많은 사람, 또 술꾼이나 사업가 같은 사람들은 이 사람을 비웃을거야.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 사람이 가장 의미있는 일을 하는 것 같아.
그건 저 사람만이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일에 열중하기 때문이지.'

 

"사람들은 어디에 있어? 사막에서는 조금 외롭구나..."
"사람들 속에서도 외롭기는 마찬가지야." 뱀이 말했다.

 

"이리와서 나와 함께 놀자. 난 지금 몹시 슬퍼..."
"난 너와 함께 놀 수 없어. 나는 길들여져 있지 않으니까."
여우가 말했다.

 

"길들인다라는 게 뭐지?"
"그건 사람들 사이에서는 잊혀진 것들인데..., '관계를 만든다'는 뜻이야."
"관계를 만든다고?"

"그래. 넌 나에게 아직은 다른 수많은 소년들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야.
그래서 난 네가 필요하지 않아.
나 또한 너에겐 평범한 한 마리 여우일 뿐이지.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하게 되는 거야.

 

너는 나에게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 거고,
나도 너에게 세상세 하나뿐인 유일한 존재가 되는 거야.."

 

"무엇인가를 길들이지 않고서는 그것을 잘 알 수 없지.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배울 시간조차 없어.
그들은 상점에서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들을 사거든.
그런데 친구를 파는 상점은 없기 때문에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거야.
친구를 가지고 싶다면 나를 길들여 줘." 여우가 말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되지?" 어린 왕자가 물었다.

"인내심이 있어야 해. 처음에는 내게서 조금 떨어진 이 풀밭에 앉아  있어.
그러면 나는 너를 곁눈질로 가끔씩 쳐다볼꺼야.
너는 아무말도 하면 안 돼. 말은 오해의 근원이지.
그리고 넌 날마다 조금씩 더 가까이 앉으면 돼..."

 

"언제나 같은 시간에 오는 게 더 좋아." 여우가 말했다.

 

"가령 네가 오후 네 시간에 온다면, 나는 세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네시가 가까워올수록 나는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네 시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 못 할 거야.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값진 일인가 알게 되겠!
하지만 네가 아무 때나 오면 몇 시에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지 모르잖아.
의식이 필요하거든."

 

"안녕, 잘 가.... 참, 내 비밀을 말해 줄께. 아주 간단한 건데..
그런 마음으로 봐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너의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공들인 시간 때문이야."

"하지만 너는 그것을 잊으면 안돼.
너는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는 거야.
너는 네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 곳 어딘가에 샘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그래. 집이든 별이든 사막이든 그들을 아름답게 하는 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지.."

 

누군가에게 길들여진다는 것은 눈물을 흘릴 일이 생긴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들에게 별들이 다 같지는 않아.
여행하는 사람에게 별은 길잡이가 돼.
또 어떤 사람들에겐 그저 조그만 빛일 뿐이고,
학자들에겐 연구해야 할 대상이고,
내가 만난 사업가에겐 별은 황금이었어.
하지만 모든 별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어.
아저씨는 누구도 갖지 못한 별을 갖게 될 거야.."

 

"밤에 하늘을 바라볼 때면 내가 그 별들 중 하나에 살고 있을 테니까,
내가 그 중 한별에서 웃고 있을 테니까,
모든 별들이 아저씨에겐 웃고 있는 듯이 보일거야.
아저씨는 웃을 줄 아는 별들을 가지게 되는 거야."

 

"그래서 아저씨의 슬픔이 사라지면 나를 알게 된 것을 기뻐하게 될 거야.
아저씨는 언제까지나 나의 친구로 있을거야.
나와 함께 웃고 싶을 거고, 그래서 가끔 괜히 창문을 열게 되겠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