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이병률

 

- 조금만 더 내 옆에 있어 달라고
 
" 예전에는 그러질 못했지만, 얼마 전부터 술을 마시고 있는 촉촉한 나의 상태를 즐기게 되었다.
내가 술을 마시는 건 순전히 사람이 좋아서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사람보다 더 믿을 수 있는 건 술이라는 생각이다.
술은 착하며 솔직하다. 확실히 인간보다는 그렇다.
술만큼 인간적인 물질도, 술만큼 인간을 더 인간적이게 하는 화학도 없다.
혼자서는 마시지 못하는 술 습관을 힘들게 고쳐, 혼자 앉아 술을 마시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혼자 술을 마신 상태에서는 다른 색깔에 물들기 쉬운 상태가 된다.
그 상태처럼 평화로운 시간도 없다.
인간적이고 싶을 때 술을 찾는 솔직한 상태. 단언컨대 술은 마음에 몸에 색을 밀어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