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 없는 복지라는 약속을 지키려는 눈물 겨운 노력으로 증세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가면 쓴 세금들이 등장하고 있다.


초기 논란은 담뱃세였다.

나는 담배를 피지도 않고, 길거리나 음식점에서 하게 되는 간접흡연도 싫어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담뱃세를 올리겠다는 정부의 발표를 듣고는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정말 국민들의 건강을 생각해주는 착한 정부라는 생각보다는 '눈 가리고 아웅'식이라는 거부감이 먼저 느껴졌다.

정부는 2조 8300억원정도의 세수가 늘어날 것을 예상하면서도 담뱃세 인상은 세금을 거두려는 목적이 아니고 국민 건강을 위한 것이라고 하였다.

이런 저런 반발이 거센 가운데 더 큰 문제는 담뱃세 인상만으로는 늘어난 복지재정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그래서인지 얼마전 싱글세가 간보기로 던져졌다. 이 세금을 고려하게 된 것 또한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나는 결혼도 일찍 하고 예쁜 아이도 낳아 키우고 싶다.

그러나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취업을 먼저 하고, 집도 사야 하고, 아기 기저귀 값부터 좀 더 크고나면 교육비에...

사고쳐서 덜컥 애가 들어서지 않은 이상 사람들은 일단 낳고보자가 아니라 현실적인 고민들 후 결혼과 출산 계획을 세울 것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이유로 결혼을, 혹은 출산을 미루고 있는 결혼적령기 남녀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싱글세라니...

인터넷에서 논란이 불같이 일자 싱글세 추진할 계획 없다며 복지부는 바로 꼬리를 내렸지만 싱글세 도입 가능성에 대한 후폭풍은 아직도 남아있는 듯 하다.


담뱃세보다 나와 좀 더 연관이 있었던 싱글세에 이어, 나와 더욱 연관이 깊은 것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비만세다.

비만세도 싱글세와 같이 도입하겠다고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비만관리대책위원회가 출범한 후 인터넷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내 기준에서 생각할 때 비만세는 담뱃세보다도 더욱 더 역진적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각종 의학 기술의 발달 뿐만 아니라 각종 관리 프로그램으로 돈 많은 집 아이들이 얼굴도 이쁘고 몸매도 좋은 것이 사실이다.

다이어트 식단 열풍이 불 때 나도 한번 다이어트 식단을 주문해보려다 가격을 보고 그만두게 되었던 슬픈 경험이 있다.

그리고 바쁠 때면 살이 찌기 쉬운 햄버거나 라면으로 급히 끼니를 떼우게 된다.

나는 사실 표준몸무게다. 근육이 없어 문제지 햄버거나 라면을 종종 먹음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비만이 되어 본적은 없다.

다만 라면과 햄버거를 먹음에도 불구하고 표준몸무게보다 적은 미용몸무게가 되고 싶어 몸부림 치고는 있다. 각종 세금을 그럴듯한 이름으로 포장하듯 좋게 포장해서 말하면 간헐적 단식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비만세라고 붙여진 세금을 내야한다니 기분이 영 나쁘다.

나에게는 비만세 또한 왜 사람들이 라면이나 햄버거를 먹게 되었는지에 대한 고민 없이 우리의 건강을 걱정해주는 척 하며 이거다 싶어 메기는 증세 수단으로 느껴질 뿐이다.


어쩌면 내가 정부 정책을 신뢰하지 않게 됨으로써 정부가 어떤 카드를 내밀더라도 좋지 않은 시각으로 보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로 경제학에서는 예로부터 정부 정책의 신뢰를 강조하였던 것이구나!라고 느낀다)

하지만 나는 원래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하루하루 다른 공기의 느낌에 행복했던 소녀감성 충만한 아이었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다시 만난 세계는 한없이 씁쓸하기만 하다.